2015.02.05 21:02

Chukka 부츠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가장 먼저 부딪치는 문제는 이걸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다. 국립국어원 외래어 표기법에는 딱히 항목이 없는데 보통은 처커 혹은 처카라고 한다. 가끔 쳐커나 쳐카도 볼 수 있고 심지어 추카나 츄카도 있다. 추카라고 하면 왠지 즐거우니까 마음에 들긴 한다. 어쨌든 이 단어는 폴로 경기 용어에서 나왔고(거기선 Chukker라고도 한다는 걸 보면 사용상으론 처커 쪽이 더 가까울 거 같다), 좀 더 옛날은 Chukkar라는 힌디어에서 왔는데(그렇다면 처카가 더 가까울 거 같다) Circle, Turn 등의 의미라고 한다. 여기서는 평범하게 처커 부츠라고 쓴다.



처커 부츠라고 하면 바로 이렇게 생긴 부츠다. 사막 부츠라고 되어 있는데 일단 둘은 같은 거다.



참고로 폴로 경기에서 유래한 부츠들이 몇 가지 있는데 우선 처커가 있고 또 하나는 Jodhpur 부츠다. 자드퍼... 정도로 읽는데 이 역시 어떻게 읽어야 되는 지 고민이 되고, 또 역시 인도에서 온 말이다. 인도 서북부의 옛 토호국 이름이었다는 데 뭐 자세히 알아보는 건 관두고.




자드퍼 부츠는 말하자면 승마용 부츠고 폴로 선수들이 말을 탔으므로 당연히 신었을 부츠다.



다시 처커 이야기를 하자면 일단은 폴로 경기를 하던 인도 주둔 영국군이 유래로 알려져 있다. 이 부츠가 세상에 알려진 건 1924년인데 인도를 거쳐 미국에 방문한 윈저공이 이걸 신었다고 한다. 인도에서 폴로 경기를 하면서 얻었다고. 이후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진 건 2차 세계 대전이다. 사막에서 활동한 영국군의 공식적인 캐주얼 부츠로 많이 신었고 이걸 나중에 버마에서 근무하던 네이선 클락스라는 사람이 가족 공장에서 계량해 만들었다. 이 모디피케이션은 카이로에 있던 스웨이드 신발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데 뭐 이런 저런 옛 이야기들이 있다. 


여튼 중요한 건 오리지널 처커 부츠는 솔이 가죽이었는데 이 보급품은 러버 솔 이라는 거다. 저 위 광고의 아저씨(저 분은 아마도 네이선 클락)가 들고 있는 부츠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 1949년 시카고 슈즈 페어에 클락스가 이 제품을 출시하면서 세계에 퍼진다. 결론적으로 오리지널 데저트 부츠는 클락스에 가면 구입할 수 있다. 


여튼 점잖은 부츠는 아니고 스포츠용 혹은 군용 의복이 일종이라 지금도 편하게 신으면 된다. 나름 최근에 영국에서 만들어진 부츠지만 청바지 중심의 아메리칸 캐주얼에도 잘 어울리고 좀 더 맞춰보자면 영국군에서 바지로 사용하던 카멜 컬러의 튼튼한 면바지면 더 잘 어울릴 거다(맨 위 광고의 저런 옷). 유행의 슬림핏에는 그렇게 찰떡 궁합은 아닌데 몇 가지 장치 - 롤업이나 잘 어울리는 양말 - 를 구비하는 게 효과적이다. 하지만 이왕이면 살짝 루즈한 핏에 매칭하는 게 더 어울린다. 


요즘에는 저렇게 생긴 걸 여기저기서 내놓고 다들 처커라는 이름을 붙있다. 레드윙에서도 알덴에서도 처치스에서도 처커 부츠는 나온다. 반스에서는 운동화로 만들었다.



이런 건 뭐 당장 에이비씨 마트에만 가도 있다. 봄이 다가오니까.. 이런 신발 이야기를 가볍게 한 번 :-)





Posted by macrostar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