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21 22:00

저번에 말씀드린 책 레플리카(링크)가 나왔습니다. 


먼저 말씀드릴 건 이 책은 사실 슈가 케인의 셀비지 청바지를 입어보자, 리얼 맥코이에서 내놓은 탱커 재킷을 입어보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마니아나 오타쿠들은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이미 그걸 하고 있는 사람들이고 그들은 이런 책이 있든 말든 이미 셀비지 데님의 페이딩이나 탱커 재킷의 만듦새와 로트 번호, 콘트랙트 넘버 같은 걸 암기하고 있습니다. 


물론 혹시나 이런 책을 우연히 보고 복각 의류에 눈을 뜨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어련히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이므로 당연히 더 이상 이런 책이 필요가 없죠.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나도 한 번 입어볼까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건 권장할 만 합니다. 옷을 좋아한다면 레플리카 계열의 옷을 언젠가 한 번 입어보는 게 나쁘지 않은 경험이 될 거라고 믿고 옷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새로운 시각을 정립할 좋은 기회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레플리카 트렌드 초기에는 더럽고 배타적이고 마초적인 의류관이 주류여서 관심이 가더라도 선뜻 들여놓기가 망설여졌다고 해도 이제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보다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는 브랜드가 많고 상쾌한 블루처럼 산뜻한 코디를 선호하고(링크) 여성 옷도 많아졌습니다. 오슬로우나 오디너리 핏츠 같은 브랜드가 괜히 인기가 늘어난 게 아닙니다. 한번 시도해 볼 만 합니다.


아무튼 이런 저런 이유를 가지고 이 책은 복각 의류의 존재와 약간 다른 맥락 몇 가지를 염두에 두고 썼습니다. 


첫 번째는 복각이라는 행위의 이상함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알 수 있겠지만 대체 이들은 무엇 때문에 저런 걸 하고 있나 의문을 품게 됩니다. 이건 기본적으로 멋을 내는 패션도 아니고 그렇다고 평범한 일상복인 옷도 아닙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유래와 역사의 흐름에 대해 서술을 했습니다. 이 점은 경제적 요인이 상당히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이게 패션의 흐름을 바꿔놓았다는 겁니다. 물론 그건 레플리카 혼자 해낸 건 아닙니다. 90년대 레플리카 전에 일본에서는 전후의 아이비 패션과 80년대의 헤비 듀티가 있었고 그 비슷한 시절 미국에서는 히피들의 아웃도어 의류와 뉴욕 힙합 신의 스포츠웨어, 아웃도어, 작업복 패션이 등장했습니다. 데일리 웨어의 패션화는 영국에서 오랜 기간에 이뤄졌는데 이건 그후 미국을 중심으로 일본의 서포트로 이뤄진 일입니다. 그리고 미국 문화가 세계에 자리를 잡고 특히 힙합 패션이 메인스트림에 등극하면서 스트리트웨어는 패션이 됩니다. 이 일련의 과정을 통해 구찌나 발렌시아가의 패션쇼를 보면서 때로 이해가 좀 어려울 현대 패션과 트렌드의 흐름에 대해 생각해 볼 여지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복제를 통해 새로운 패션을 만드는 행위입니다. 이건 위에서 말한 두 가지에 다 얽혀 있기는 하죠. 크게 봐서 복각은 과거 일상복을 복제해 패션으로 만들어 내는 일입니다. 똑같은 걸 만들어 내는 걸 목표로 하지만 똑같은 건 당연히 나올 수가 없고 오히려 오리지널이 나왔을 때와 다른 시대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맥락을 만들어 냅니다. 복각을 하는 사람들이 예전 옷의 어떤 부분에 어떻게 초점을 맞췄는지를 보는 건 이런 재현과 모사의 패션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이 역시 지금 패션을 이해하는 좋은 단초가 될 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이런 흐름에 대한 이야기와는 별도로 자신을 예쁘게 꾸미거나,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하며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거나 하는 일반적인 패션의 즐거움이 아닌 옷 그 자체를 만져보고, 입어보고, 어떻게 만들었나 살펴보고, 낡는 모습을 관찰하고 하는 방식의 옷 생활의 즐거움을 발견하기 위해 옷의 어떤 측면을 봐야 할까에 대한 내용을 조금 더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계열은 옷과 브랜드의 스토리와 스펙이 중심이고 어느 정도의 아는 게 있어야 보다 보다 즐겁게 즐길 수가 있습니다. 그런 방면으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이 책을 썼습니다. 사실 여기에 나오는 옷들이 우리가 가장 많이 입고 평생 입는 많은 일상복의 기반이 되었죠.


물론 옛날 스타일의 옷을 막상 입어 보니 멋져 보이거나,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죠. 그렇게 되면 일반적인 패션의 즐거움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제가 하고 있는 이야기 중에서 조금 더 크게 보자면 전작인 패션 vs. 패션(곧 재발간 예정, 늦어도 다음 달, 물론 여기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의 3부에서 다룬 옷을 즐기는 다른 방법에서 패딩 시대와 어느 정도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여러 이야기를 읽으면서 주어진 조악한 소재들을 가지고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머리를 굴렸나를 볼 수 있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기발한 아이디어들은 때로 성공하고 때로 실패하면서 여러 브랜드의 흥망성쇠를 만들어 왔죠.


생긴 건 이런 느낌입니다.



두께는 이 정도...



내용은 이런 느낌...


참여해 주신 분들. 이건 왜 띠지에만 인쇄되어 있는 걸까요...


구매처는 아래를 참고해 주세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알라딘 (링크)

예스24 (링크)

교보문고 (링크)



언론의 리뷰들


헤럴드 경제 - 카피와는 다르다, 레플리카 (링크)

매경 - 작업복? 명품? 청바지는 어쩌다 패션 아이템이 됐을까 (링크)

한국일보 - 패션을 복원하라, 옷 복각의 역사 (링크)

서울신문 - 원조 청바지 문화의 완벽한 재현 (링크)

동아일보 - 70년대 낡은 청바지, 가장 핫한 패션이 되다 (링크)

에스콰이어 - 2018년 4월호, 이달의 신간 (링크)

GQ 코리아 - 2018년 4월, (링크)




Posted by macr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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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ㅇㅇ

    혹시 이북도 출간 예정이 있나요?ㅠㅠ

    2018.02.22 12: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키린지

    한 권 구매해서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늘 응원합니다!

    2018.02.28 00: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홍대남

    이거 책에 출처가 없는데 각 브랜드와 이야기를 나누신건가요?

    2018.03.02 09: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랬으면 일이 조금은 더 수월했을거 같은데 초반에 그게 잘 안되서 홈페이지 등에 나와있는 브랜드 소개와 연표, 상품 소개에 적힌 문구, 언론 보도, 인터뷰나 기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제작자나 설립자가 했던 말 등등 공개되어 있는 내용을 기반으로 구성을 했습니다.

      2018.03.02 11:12 신고 [ ADDR : EDIT/ DEL ]
  4. 우연한 기회에 출판사 블로그에서 책 내용을 접하고 예약주문하여 잘 읽었습니다. 흥미롭고 좋은 내용에 감사드립니다.

    2018.03.02 14: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