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2017.12.12 20:08

며칠 전에 유니클로에 양말 사러갔다가 파자마 세트가 눈에 띄었다.



뭐 이런 게 세워져 있었고 뒤로 몇 가지가 더 있었다. 면 100%고 정가는 39900원. 남성용, 여성용이 있다. 뭐 유니클로 홈페이지 찾기 쉬우니 링크는 생략. 간간히 이런 게 눈에 띄기는 했는데(몇 년 간 면으로 만든 파자마 바지들이 매우 다양하게 나왔었다) 만져보니 꽤 괜찮게 나온 거 같았다. 


사실 일상복과 잠옷은 철저히 분리되어야 하는 게 맞다. 환경과 목적이 전혀 다르고 또한 잘 때 잘 자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낡은 츄리닝 바지, 낡은 티셔츠 이런 게 너무나 많기 때문에 잠 잘 때 입는 옷은 매우 쉽게 대체가 된다. 


예전에는 파자마 세트를 좋아해서 꼭꼭 입고 잤지만 어느덧 그런 게 필요 없어진 건 전에 살던 집이 너무 추워서 11월 말만 되어도 오리털 잠바를 입고 잔 영향도 있다. 하여간 방 공기가 너무나 차가웠는데 방바닥은 그래도 따뜻해서 두꺼운 이불로 냉기를 차단하고 스웨트셔츠 위에 오리털 잠바를 입어야 잠을 잘 수 있었다. 파자마는 커녕 청소고 뭐고 다 집어 치우고 뭐든 둘둘 말고 빨리 잠들고 빨리 깨어나 밖으로 나갈 생각만 했었는데 지금 이사 온 집은 다행히 그 정도로 춥진 않다.


여튼 유니클로에서 후리스 세트로 된 룸웨어가 잔뜩 출시된 이후 정전기가 좀 나긴 해도 그래서 몸이 자꾸 건조해지기 기분이 들어 바디 스프레이를 계속 뿌려대긴 했어도 이 편하고 관리가 쉬운 옷은 추워지기 시작할 때 집에 들어와 자기 전에 컴퓨터를 두드리거나 잠을 잘 때 아주 적당한 옷이긴 했다. 그리고 그런 게 나온 지 몇 해가 흘렀다.


저 파자마 세트를 마주치는 순간 아 저런 걸 입어야 할 시간이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츄리닝에 낡은 티셔츠나, 후리스 세트 같은 데선 결코 찾을 수 없는 진중한 폼이 있다. 잠옷 계열이 폴리에스테르 100%에서 어설픈 혼방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그냥 막바로 면 100%로 치달아 버린 점도 뭔가 유니클로 스럽다. 이런 게 유니클로의 즐거움이었지.


여튼 당장 사다 입을 상황이 못되긴 하지만 트위터에 올려 놓고 반응을 보니 많이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게 아닐까 싶다. 집에 들어와 이것 저것 한다면 후리스 쪽이 더 좋지만 대신 잠잘 때는 조금 불편하다. 면 파자마는 자기 전에 이것 저것 하자면 조금 불편한데 잠잘 때는 더 편하고 좋다. 즉 잠을 확실하게 잘 자는 게 무엇보다 더 중요한 때다.




Posted by macrostar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1121

    개인적으로는 파자마를 불편하게 여기는게 이리저리 뒤척이다 보면 저렇게 단추로 된 건 좀 배기더라구요. 그래서 겨울엔 안 쓰던 스웨터를 입고 자기도 했는데 여튼 단추조차 대체하는 무엇인가가 나와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2017.12.13 14: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kyj

    사실 잘땐 티셔츠 한장에 적당히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고무줄 바지가 제일 편하더라구요 윗분 말씀처럼 단추가 신경쓰이기도 하고.. 그러고보니 일상복과 분리는 잘 되지 않고 있네요 ㅎㅎ

    2018.02.27 11: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