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2017.10.10 19:14

스트리트 패션이 하이 패션으로 본격적으로 올라오려고 한다... 가 아마도 지금 현 상황이라는 이야기는 여러 번 했다. 예컨대 몇 년 전에 지방시와 발렌시아가의 패션쇼가 있었고(스트리트 패션의 질서를 캣워크 위로 올렸다), 뎀나 즈바살리아의 베트멍과 쉐인 올리버의 후드 바이 에어가 있었다(스트리트 패션에 기반을 두고 있다). 


뎀나의 경우 정규 패션 과정을 마친 소위 패션 엘리트라고 할 수 있긴 하지만(앤트워프의 로열 아카데미를 나왔던가 그렇다, 근데 찾아보니까 파인 아트 전공이었네. 2006년 졸업하고 2009 마르지엘라까지 텀이 좀 있구나), 쉐인 올리버는 FIT를 때려 치웠다. 오프-화이트의 버질 아블로는 제대로 배운 적은 없고 펜디 인턴십을 했었고(카니에 웨스트랑 같이 했다), 독학을 했다. 


최근 보면 헬무트 랑은 패션 글 쓰는 분과 무슨 프로젝트를 하고 있고, 데시구알은 포토그래퍼이자 일러스트레이터 등등을 하던 분을 아트 디렉터로 임명했다. 물론 독학으로 패션을 배운 분들이 브랜드를 런칭한 사례는 많이 있다. 하지만 유럽의 네임드 디자이너 하우스의 경우엔 이야기가 좀 다르다. 아마도 곧 누군가 들어갈 거 같고 그러면 하이 패션의 이야기는 꽤 달라질 지도 모른다... 라는 게 내 기대다. 버질 아블로는... 셀린느라면 곤란하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어쨌든 이런 이야기인데(책 쓸 때는 스트리트 패션을 이용하는 하이 패션 디자이너까지 이야기했었는데 그새 상황이 이렇게 나아갔다, 버질 아블로 혹은 비슷한 사람이 뭔가 맞게 된다면 새 책을 쓸 기회를 누군가 주시길 바라며... ㅎㅎ) 이 이야기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반드시 다시 만나게 되는 사람이 있다. 바로 한때 퍼프 대디 혹은 P.디디, 지금은 션 콤 등등 이름도 많은 그분의 션 존이다.



션 존은 1998년에 런칭했고, 2004년에 CFDA 남성복 상을 받았다. 션 콤이 어떤 하우스의 디렉터 같은 걸로 들어가게 되진 않았지만 작 포센에 투자했고 리즈 클레이본을 사들였다. 스트리트 패션이 메인스트림이 되면서 심지어 댄 대퍼 이름까지 다시 나오는 판인데 한때 하이엔드를 꿈꿨던 스트리트 패션 션 존의 이름은 그에 비하면 나올 일이 별로 없고 게다가 뭔가 이상하게 옛날 사람 느낌이 있다. 69년 생인데...


사실 글을 쓸 때 생각해 보니까 션 존이 많이 애매하다. 분명 연결 고리의 중간에 떡 하니 있는 거 같은 데 뭐라 할 말은 없다. 선구자라고 하기에도 뭔가 좀 그렇고 완전 동떨어졌다고 하기도 좀 그렇다. 여튼 이분은 본격 고급 패션을 만들고 싶어 했고, 윈드 브레이커나 후디 말고 딴 걸 만들었고, 그렇지만 그것들은 유럽 하이 패션의 기존 질서와는 달랐다. 이건 나름 중요한 점이다. 미국은 꽤 오랜 시간 유럽 패션을 대신할 누군가를 찾고 있으니까... 


그렇다고 해도 스트리트 패션이긴 한데 지금 인기있는 것과는 거리가 좀 있고(애초에 션 존에는 거기서 떨어져 나오려는 강한 흔적이 있기도 하고), 하이 패션 쪽으로 이름이 영 나오지 않는 건 역시 여성복을 하지 않았던 게 크지 않을까 싶다. 그러기엔 힘들었겠지.


1) 찾아보니까 2016년에 걸스 컬렉션을 출시했다.



2) 2003년에 온두라스 공장에서 노동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그리고 메이시에 납품 한 제품이 라쿤 털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제거된 적이 있다(미국은 못 쓴다, 노스페이스 맥머도 같은 것도 그래서 인조털을 사용한다). 그래도 문제가 발생하면 더 넓은 수사, 즉각 제조 중단 등으로 빠르고 전향적으로 대응해 왔다. 몇 년 전에 어딘가에서 주식을 대량으로 샀는데 여전히 큰 주주인 거 같긴 하고 따로 컬렉션은 하지 않고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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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acr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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