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04 13:18

베트멍이 더 이상 캣워크 패션쇼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링크). 뎀나 즈바살리아는 더 이상 전통적인 시스템 아래에서 옷을 선보이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비싸고 돈 많이 드는 정기적 패션쇼가 "지루하다"고 한다. 게다가 파리는 창조적인 작업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취리히로 옮겼다).


이런 결정이 어떻게 나왔을까 생각해 보면 이제 뎀나 즈바살리아에게는 발렌시아가도 있으니까 언론에 노출되어야 하는 부담감이 예전에 비해 줄어들었을 거고, 두 브랜드를 운영하는 일 사이에 발란스를 이런 식으로 맞춰가는 걸 수도 있다. 하여간 베트멍은 자리를 잡았고 캣워크 쇼보다 차라리 SNS에서의 바이럴한 홍보가 훨씬 더 강력하니 아쉬운 건 Mode a Paris 쪽일 수도 있겠지.



여튼 새로운 시스템을 개척한다는 모양이니 구경이나 하면 될 거 같다.


SS와 FW로 다들 모여서 일 년에 두 번 하는 정기적인 대형 패션쇼는 크루즈와 Pre-Fall 컬렉션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고, 또 스트리트 브랜드와 럭셔리 브랜드 사이에 겹치는 부분이 많아지면서 분명 예전만큼 강력한 느낌이 나진 않는다. 즉 1년 내내 이어지는 연속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건 마치 소규모 스트리트 브랜드의 간결한 움직임이 (이제는 거의 똑같은 맥락의 옷을 내놓고 있는 브랜드가 많아진) 럭셔리 계통에게도 필요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루이 비통이 슈프림과 콜라보를 하고 구찌가 대퍼 댄을 오마주 하는 시대가 된 거다.


게다가 고객은 전 세계에 걸쳐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FW 시즌에 매장을 가을 겨울 옷으로만 채워 놓으면 남반구 사람들, 아랍과 남중국 등 더운 곳 사람들은 살게 없거나 북반구 사람들이 6개월 전에 입던 옷을 입어야 한다. 그게 "리조트" 컬렉션에 코트 같은 게 등장하는 이유다.


그렇지만 또한 이렇게 스페셜한 패션쇼들과 콜라보 등이 더 흥겹게 흘러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SS와 FW라는 규칙적인 행사들이 어떤 기준점이 되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언론의 집중도 여전하다. 샤넬, 구찌, 디올은 엄청나게 큰 규모로 크루즈와 프리 폴 패션쇼를 열지만 아무나 그렇게 품이 많이 드는 모험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정기적인 패션쇼의 롤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대형 브랜드들과 트렌드의 움직임에 훨씬 빨리 대처해야 하는 바이럴한 브랜드들에게 점점 필요가 없어지고 그래서 본격적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뭐 앞으로 어떻게 돌아가게 될 지 두고 봐야 하겠지만.


그건 그렇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서 거의 목숨을 건 농담 같은 걸 하는 뉴스를 가끔 본다. 즉 한 번 웃기기 위해 굉장히 많은 걸 희생하는 걸 꺼리지 않는 이들이 있다. 그만큼 더 많이 주목을 받을 수 있으니까 좋은 거겠지. 베트멍 같은 브랜드가 요새 하는 걸 보면 그런 농담의 패션화가 아닌가 싶은게 발상이 크게 달라보이진 않는다. 옷 안 만들었으면 빌딩 옥상에서 점프하는 RT 스타가 되지 않았으려나... 여튼 오버사이즈 후디 같은 건 더 이상 만들지 않겠다고 한다. 뭐... 구경꾼 입장에선 화이팅~! 정도 말하면 되지 않을까 싶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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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acr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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