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화2017.05.08 13:17

리바이스의 501, 리의 101 이야기는 나름 꽤 했는데 랭글러 이야기는 거의 한 적이 없는 거 같아서 오늘은 랭글러 이야기를 잠시 해본다. 미국 데님의 3대 계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고 이야기 거리가 또한 많은 브랜드이긴 한데 리바이스가 치고 나가는 동안 리나 랭글러는 여전히 대중 청바지로 머무르고 있는 경향이 강해서 그렇게 이야기가 많이 되고 있지는 않은 분위기가 있다. 1985년에 VF 코퍼레이션이 랭글러를 인수하면서 리와 노스페이스와 같은 계열의 회사가 되었는데 이 회사가 청바지 계의 두 거물 브랜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프리미엄 데님에 아직 큰 관심이 없다. 종종 오리지널 컷의 셀비지 버전 같은 걸 내놓기는 한다.


하지만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고 그런 만큼 랭글러에서도 간판 제품들이 있는데 오리지널 컷인 11mwz와 카우보이 컷인 13mwz가 있다. 하지만 랭글러는 카우보이 특히 로데오 경기와 오랫동안 함께 해 온 브랜드이고 랭글러 만의 유니크함이라면 역시 13mwz다. 우선 랭글러 브랜드 이야기.



랭글러라면 카우보이도 있지만 일단 소가 나와야 한다.



어쨌든 랭글러 이야기는 18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데 테네시 주 윌리엄슨 카운티의 스피링 힐이라는 목장에서 일하던 20살 C.C 허드슨은 자신의 꿈을 찾아 농장을 나와 노스 캐롤라이나로 간다. 당시 부상하던 텍스타일 업계에 운을 걸어보려고 했기 때문이다. 노스 캐롤라이나는 거대한 코튼 농장이 있고 또 콘 밀스 같은 오래된 방직 공장이 있는 동네다. 여기에서 오버올 공장에 취직해 바느질, 단추 달기 등으로 일을 시작했다.


몇 개의 재봉틀을 사들여 허드슨 오버올 컴패니라는 이름으로 작업을 하다가 1919년 드디어 블루 벨(Blue Bell) 컴패니라는 공장과 기계가 있는 회사를 창업한다. 당시 데님 작업복들은 언샌포라이즈드 버전이 대부분으로 세탁하면 크게 줄어드는 문제가 있었는데 1% 이내로 줄어드는 100% 샌포라이즈드 오버올인 슈퍼 빅 벤 오버올즈라는 제품을 내놓은 게 잘 팔리면서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1943년 캐시 존스의 작업복 컴패니를 인수하면서 이 회사가 종종 브랜드 명으로 사용하던 랭글러라는 이름의 권리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1946년 리바이스와 리가 자리를 잡고 있던 청바지 시장에 진출하기로 결정하면서 카우보이 수요에 본격 대응해 보기로 하고 로데오 쪽에서 유명했던 테일러 로데오 밴을 스카우트해 온다. 그러면서 회사 내에서 이름을 공모하는데 마침 카우보이를 뜻하는 단어인 랭글러로 결정이 된다. 그리고 1947년 13개의 테스트 제품들을 제작해 시험해 본 결과로 11mwz라는 청바지를 처음 내놓는다.


이렇게 해서 랭글러 청바지가 세상에 나오게 되는데... 1946년 청바지를 제작하기 시작하면서 개입하는 사람이 한 명 더 있는데 바로 짐 숄더스다. 1928년 생으로 미국의 프로 로데오 라이더이자 카우보이다.


짐 숄더스는 1947년 처음으로 뉴욕에 가서 당시 가장 높은 현상금이 걸린 유명한 로데오 경기에 참여하는데 여기에 블루벨도 랭글러라는 이름을 붙인 청바지와 재킷 같은 걸 들고 찾아온다. 짐 숄더스가 이 경기에서 우승하면서 블루 벨은 250달러와 무제한의 청바지 스폰서를 약속하고 동시에 지급해 준 청바지에 대한 크리틱을 부탁한다.


여기에서 짐 숄더스는


백 포켓 리벳이 평평할 것 - 안장이 상할 우려가 있다

깊은 프론트 포켓

앉아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뒷 주머니가 좀 높게 붙어 있을 것

셔츠가 풀리지 않도록 깊은 라이즈

지퍼 플라이 - 버튼 플라이는 경기 중 걸릴 우려가 있다


이런 요구를 한다. 그리고 블루 벨은 이 요구를 반영한 청바지를 만드는 데 그게 바로 13mwz다.



그러고 짐 숄더스는 1949년 PRCA라는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이후 1950년대 최고의 로데오 선수로 자리매김을 하게 된다. 그런 이유인지 짐 숄더스는 항상 13mwz만 고집했고 2007년 사망했을 때 13mwz와 같이 묻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13mwz는 여전히 예전과 거의 달라진 게 없이 나오는데 기본적으로 로데오 경기에 특화되어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 특징들을 담고 있다. 위 사진은 라쿠텐 어떤 쇼핑몰의 13mwz 디테일 샷인데 눈에 보이는 가장 큰 특징은 허리 뒷편에 나란히 달린 벨트 스트랩 3개. 예전 리바이스 505가 이와 좀 비슷하게 생겼었는데 앉아있을 때 허리가 좀 많이 남도록 설계되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사이가 벌어진다. 그러므로 벨트를 반드시 사용하는 게 좋은 타입이다. 이외에는 뭐... 사타구니~인심이 튼튼해야 하기 때문에 겹쳐서 붙여놨는데 이 점도 505와 비슷하다. 그렇기 때문에 셀비지 데님을 썼어도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다.


청바지 안쪽이 이렇게 처리되어 있다는 이야기다.


아주 예전에는 랭글러도 리와 같은 레프트 핸드 트윌 데님을 사용했는데 중간에 브로큰 트윌로 바뀌었다. 그래서 요새 나오는 랭글러 바지도 브로큰 트윌이다. 무슨 말이냐면 리바이스는 라이트 핸드 트윌 데님, 리는 레프트 핸드 트윌 데님을 주로 사용하는데 한 방향으로 면을 꿴 데님이다. 예전에는 별 생각없이 공장의 특징에 맞췄을 지 몰라도 이런 청바지는 페이딩이 예쁘게 잡히는 대신 세탁하면 바지가 통으로 돌아가는 경향이 있다. 언샌포라이즈드일 때는 그 경향이 더욱 심하다. 랭글러는 브로큰 트윌로 라이트, 레프트가 합쳐진 형태다. 그러므로 뒤집어 보면 이런 무늬가 나온다.



보다시피 X 자 모양이 나온다. 이건 뭐 자기 청바지 뒤집어 보면 대번 알 수 있으니까 심심하실 때 한 번 뒤집어 보시길. 브로큰 트윌 제품은 세탁시 바지가 돌아가 버리는 문제가 별로 없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페이딩의 경향이 조금 다르다. 페이딩이 재밌다고 생각한다면 리바이스, 리, 랭글러 세 모델은 꼭 해보는 걸 권한다. 네이키드 앤 페이머스나 일본의 레플리카 브랜드들 보면 다 내놓고 있다.



이건 인터넷을 뒤적거리다가 찾은 사진인데(아마도 마이리바이스 501일 거다 - 링크) 501 STF(Shrink-To-Fit, 언샌포라이즈드라는 뜻이다, 세탁하면 2인치 정도 줄어들고 바지통이 돌아간다)과 랭글러의 13mwz의 리지드 버전 비교다. 셀비지 아니어도 리바이스 같은 브랜드의 기존 리지드 데님은 상당히 감색 톤이 짙은 경향이 있고 그런 만큼 페이딩의 재미가 더 잘 나온다. 하지만 위 사진에서 보다시피 랭글러는 훨씬 더 파란 톤을 가지고 있다. 


보면 대략 80년대 정도까지 Made in USA 버전들이 있고 그 이후에는 미국 코튼으로 OO에서 만들었음(멕시코가 많다) 식으로 미국 외의 공장에서 만든다. 뭐 어차피 크게 달라질 건 없는 제품이다. 딱히 특별한 제작 배경을 가지고 있지 않는 그냥 평범한 오디너리 버전의 경우 13mwz는 25불 정도 한다. 미국산, 더 오래된 빈티지 들도 찾을 수 있는데 역시 더 비싸긴 하지만 리바이스 정도는 아니다. 


그리고 이건 레귤러 핏이라 오리지널 스러움을 좋아하는 사람은 역시 이쪽을 좋아하겠지만 현대적인 눈으로 보자면 좀 고풍스러운 아저씨 풍이 있다. 그러려고 입는 바지인데 난감할 수도 있는데 약간 더 슬림한 계열로 랭글러 936이라는 청바지가 있다. 이쪽이 아무래도 스타일링이 더 쉽긴 하다. 하지만 만약 하나만 입어보고 싶다면 역시 13mwz를 추천해 본다.  



청바지에는 여전히 The Official Pro Rodeo Competition Jeans라는 패치가 붙어 있다. 



그리고 리바이스와 좀 다른 면 중에 하나인데... 카우보이들 중에 바지 일자 주름에 대한 고집이 있는 이들이 있다.



워크웨어 리바이스와는 다른 랭글러 만의 유니크함! 이라는 의미로 한때 일부러 주름을 만드는 팁이 있기도 했다.




Posted by macr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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