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2017.04.12 13:51

영국 보그에 에드워드 에니풀이 발탁되었다. 어릴 적 부모를 따라 가나에서 런던으로 왔고, 패션 에디터로 일을 시작했고, 뉴욕에서 일하고 있었다. 물론 그는 오랜 경력과 함께 패션, 영화, 음악계에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OBE도 받았다. 하지만 "남성"이자 "흑인"으로는 저 자리에 처음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1916년 영국 보그가 창간한 이래 최초 남성 편집장이고, 남성이 처음이므로 당연히 게이 편집장으로도 최초다(링크). 그리고 모든 보그 세계판을 통틀어 최초 흑인 편집장이다.


참고로 보그는 22개의 글로벌 에디션이 있는데 최초 남성 편집장은 2013년 보그 태국의 Kullawit Laosuksri다. 그리고 현재 3명이 있는데 한국 보그의 신광호(2016년부터), 보그 이탈리아의 에마뉴엘레 파르티(2017년부터)다. 이번에 영국 보그가 바뀌면서 4명이 되었다.


위 사진은 2016년 가을 OBE를 받던 날 버킹엄 궁전. 왼쪽은 영국의 노동당 정치인 Baroness Amos, 오른쪽은 나오미 캠벨.


어쨌든 저번에도 말했듯(링크) : 으레 어떤 종류의 사람이 해오던 자리가 있었고 / 하지만 하이 패션은 다양성을 먹고 자라고 / 그러므로 이 균형을 흐트리고 새로운 균형을 끊임없이 임시적으로 만들어 가야 하는데 / 그건 누가 강제적으로 지정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 고정된 시각은 빈틈을 만들기 마련이고 / 경쟁은 날로 격해지고 / 그러므로 이런 자리를 누가 더 먼저 치고 들어가느냐의 싸움이므로 / 모두들 눈을 크게 뜨고 몸을 가볍게 하다보면 / 새로운 균형이 형성될 거다.


그리고 이건 패션의 남녀 통합(링크)과도 관련이 있고 디자이너 하우스 뿐만 아니라 패션이라는 분야가 총체적으로 그렇게 움직여가고 있다는 뜻이다. W 매거진의 스테파노 톤치는 "패션은 새로운 리얼리티를 향해 첫발을 내딛는 분야고, 지금은 남성/여성 패션의 구분짓는 전통적인 잡지보다 무슨 젠더든 패션과 창조성에 관심이 있다면 찾아볼 잡지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건 나 같은 사람을 비롯해 패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들은 마찬가지일 거다. 여성 패션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컬렉션도 찾아 보지만 저걸 입으면 어떨까 같은 건 생각하진 않고 할 수도 없다. 그런 식으로 접근하는 건 다른 사람들의 몫이다. 내가 이야기를 할 수 있고 하려고 하는 건 저 컬렉션이 지금 왜 여기에 나왔을까 하는 문화와 산업적 배경에 대해 생각해 보는 거다. 그리고 그런 게 패션을 더욱 풍족하고 즐겁게 만들 수 있다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그런 이야기를 한다.


분명 남성 패션에 대해 남성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 또한 여성이 여성 패션에 대해 분명 더 많은 이해를 하고 있다. 자신이 속한 문화적 집단, 계층, 젠더 만의 옷을 만드는 사람이 있고 그에 대해 특별한 연대의 감정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안되고 좀 더 다양한 시각들을 포착해 더 즐거운 패션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과감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특히 맨 선두에 있는 옷을 만드는 분들은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으로 잘되어 왔으니까 앞으로도 그렇겠지...라는 생각을 혹시나 지금도 하고 있다면 보다 확실히 접어야 할 타이밍이 아닌가 싶다.


요새 남성이 많던 자리에 여성, 여성이 많던 자리에 남성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건 패션 쪽에 이런 뉴스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고 이 이야기는 이런 다양성을 향해 패션계에서 몸집이 큰 집단들이 조금 더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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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acr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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