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2016.12.05 14:48

구형 직조 방식으로 만든 셀비지 데님을 이용한 바지는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레플리카로 예전 모델을 다시 만드는 거다. 이에 대한 평가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디테일의 충실함 그리고 페이딩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오리지널 모델이다. 말 그대로 예전의 데님과 손이 많이 가는 예전의 방식으로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 거다. 90년 즈음 일본에서 셀비지 데님이 다시 부활한 초기에는 레플리카가 주류였고 90년대 말부터 슬슬 오리지널 데님이 선보이기 시작했다. 


예컨대 어제 내놨던 슈가 케인의 청바지(링크)는 슈가 케인이 복각을 넘어 오리지널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후 3번째로 내놓은 모델이다. 지금의 슈가 케인은 오리지널 라인과 복각 라인이 따로 존재하고 메이드 인 재팬 라인과 메이드 인 USA라인이 각각 존재해서 이리저리 뒤섞여 있다. 다른 회사들도 비슷해서 레플리카와 레플리카 인스파이어드 된 오리지널, 오리지널 제품이 섞여 있다. 2000년 정도부터 등장한 미국과 유럽 등의 경우엔 후발 주자이기 때문에 오리지널 제품이 아무래도 강세다.


여튼 이런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문제는 여자옷이다. 레플리카든 레플리카 영향을 받은 오리지널이든 이 옷은 두껍고, 엉덩이가 크고, 허벅지가 넓고, 미디는 길고, 면 100%로 신축성은 없다. 솜털이 많고 군데군데 뭉친 데가 많은 말하자면 불량 데님이 더 좋은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1cm만 차이가 나도 뭔가 실루엣이 달라진다고 느껴지는 데 이 옷은 제 사이즈를 살 수도 없고(처음 세탁하면 2인치 씩 줄어들어 버린다) 입고 다니면 마구 늘어난다. 적혀 있는 사이즈는 어디까지나 평균치다. 이런 이해할 수 없는 바지 주제에 비싸기까지 하다. 거의 모든 면에서 지금의 여성 청바지와는 다른 정도가 아니라 반대의 길에 서 있다. 그래서 주류 제품 라인들을 보면 혹시나 입고 싶어도 28사이즈가 제일 작은 거 이런 식으로 아예 고객군을 배제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스키니의 시대가 끝나고 와이드, 배기의 시대가 오길 기다리고 있을 지 몰라도 배기의 시대가 다시 온다고 해도 90년대 힙합처럼 마냥 넓고 질질 끌고 다니는 옷이 대세가 되진 않을 거다. 반동과 조합이 새로운 균형점을 만들 거다. 여튼 지금 상황에서는 이건 뭐 길이 안 보이는 거다. 전후 공장 노동자 코스프레를 하거나 트렌드를 거스르는 특이한 취향을 가진 게 아니라면 1947 같은 걸 입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셀비지 업계는 앞으로 여성 고객을 만들어 내지 않으면 더 크게 성장할 구석이 없다. W'menswear 같은 곳에서 여성용 빈티지 룩을 선보이고 있긴 하지만 매번 다음 시즌이 과연 나오긴 할지 그런 상태다.


우선 간단 상식을 하나 전하면

접었을 때 위 모양이 셀비지, 아래 모양이 논 셀비지 청바지다. 셀비지는 구형 직조기를 사용해 만들면 저런 모습이 나오고 논 셀비지는 최근 방식의 직조기를 사용하면 저런 모습이 나온다. 물론 이건 여러 변수들이 중간에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저렇게 말하기는 힘든데(셀비지 모양으로 된 엉터리도 많다) 여튼 결과적으로 저런 모습이다. 셀비지 방식으로 만든 청바지는 아무래도 사람 손이 많이 가는 방식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훌륭한 브랜드의 고급 셀비지 제품 라인이라면 바느질, 염색 등등에서 오래도록 종사한 장인들이 대거 개입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즉 만든 이들이 평범한 청바지들에 비해 훨씬 더 공개되어 있다.


어쨌든 여러 제조사에서 몇 년 전부터 여성 라인을 본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보이프렌드 진이라고 포장한 게 많지만 스키니, 슬림 라인 등으로 최대한 현대적 실루엣을 가미해 보는 곳들도 있다. 몇 군데를 소개해 본다.



재팬 블루의 여성 라인. 재팬 블루의 경우 빈티지 제작 방식(셀비지) 뿐만 아니라 요즘 타입의 논 셀비지 청바지, 혼방 등등이 섞여서 여성 라인을 구성하고 있다. 셀비지와 슬림 라인 두 가지를 동시에 잡기 위해 낮은 온스의 얇은 제품들이 많다. 맨 왼쪽 모델의 여유로운 레그 오프닝 부분 정도가 대부분 셀비지 계열 여성용 바지의 대략적인 밑단 폭 같다.



모모타로의 여성 라인은 WHITE 라벨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데 그냥 제 가길을 가고 있다. 좁지 않다면 차라리 더 넓든가 싶지만(좁은 타이트 스트레이트 라인도 있다) 이런 레트로 풍 실루엣의 바지를 열심히 내놓고 있다. 15.7온스 짜리 헤비 온스로 만만치 않게 두껍고(모모타로는 빳빳하진 않다) 리벳, 금속 단추 등 디테일도 충실하다. 다만 거의 대부분 지퍼 타입이다.




풀카운트에서는 0101 슬림 스트레이트 모델이 여성용이다. 풀카운트에서 최초로 내놓은 여성 전용 모델로 밑위 길이, 허벅지 둘레, 주머니 위치 등등의 부분에서 이 회사에서 생각하는 청바지를 입은 여성의 실루엣을 반영하고 있다. 구형 직기를 사용한 데님으로 기존 셀비지 청바지와 같고 리벳이나 단추 등도 좋은 걸 사용한다. 이건 버튼 다운 형식이다. 13.5온스 데님으로 편안함과 알맞은 빳빳함, 청바지 고유의 특성 등등을 느껴보기에 적합한 데님이다. 거기에 정말 부드러운 짐바브웨 코튼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기회가 닿는다면 꼭 한번 입어보기를 추천한다.


그건 그렇고 위 사진을 보고 있자니 특이한 게 여성용 청바지 카탈로그 사진에서는 거의 롤업을 하고 있지 않군.


여기에서는 스키니 보다는 살짝 넓은 약간 레귤러 느낌을 몇 가지 올렸는데 이외에 추천 목록들이 청바지 사이트에 꽤 올라온다. 좁은 타입들도 많은 데 신축성이 거의 없는 데님을 로(Raw) 상태에서 구입하면 초기에 나름 고생을 한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 보통 정 사이즈로 구입하면(애초에 줄어드는 걸 감안해 사이즈가 표기되어 있다) 확 줄어들고 그 이후 늘려가면서 입는데 대략 30번 입으면 1인치는 늘어난다.


이외에 여성용 로 / 셀비지 청바지 추천은 여기(링크)와 여기(링크) 등을 참조해 볼 만 하다. 청바지 리테일러 블루 인 그린에서도 여성용 섹션(링크)을 만들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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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acr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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