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2016.11.24 20:09

제가 썼던 책(링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북 토크도 취소되었고 트위터에서 링크도 안하고 있지만 종종 검색은 해보고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나오는 지 알아야 다음에 혹시 책을 쓸 기회가 있다면 참고를 하고 보충도 하고 발전을 하겠죠. 뭐 책의 구조나 내용, 숨겨진 의미(있다면)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게 책을 쓴 사람 입장에서는 좀 폼나는 거긴 하고 그래야 되는 거긴 하는데 그런 논의가 일어날 상황은 전혀 아니고 + 지금 나와 있는 책도 다 사라지고 나면 어떻게 될 지 오리무중이고 + 등등 여러가지가 얽혀 있기는 한데 그냥 몇 가지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별개로 의문 등을 가지신 분들이 과연 여기를 보게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1) 유니클로의 콜라보레이션 : 유니클로의 콜라보레이션은 대부분 "유럽"의 "명품" 디자이너들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메리칸 캐주얼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하면서 콜라보레이션은 유럽 디자이너들과 진행하는 게 약간 모순적이긴 하죠. 


여튼 이 콜라보레이션은 몇 단계에 걸쳐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초기에는 유니클로라는 저렴 브랜드를 멋지게 포장하는 효과 / 그러다가 해외, 미국 진출과 맞물리면서 기본템의 역할을 벗어나려는 교두보 역할 / 최근 들어서는 H&M으로 대표되고 SPA + 디자이너 컬렉션이라는 점에서 같은 구조 하에 있는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화 정도입니다.


물론 이 셋은 동시에 구동하고 있지만 마지막으로 갈 수록 유니클로 - 라이프웨어라는 구도에 점점 더 충실해 지고 있습니다. 즉 현제 시점에서 유럽의 명품 디자이너라는 건 유니클로의 콜라보레이션에서 전면에 내세워 써먹으려는 네임 밸류 말고는 그렇게 큰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의 콜라보레이션인 H&M + 겐조와 유니클로 + 르마레 혹은 유니클로 U를 보면 가는 길의 차이가 매우 두드러집니다. 


물론 좀 더 크게 보자면 H&M에는 스포츠 웨어라는 꽤나 심플한 라이프 웨어 풍의 섹션이 존재하고 유니클로는 카린 로이펠트라는 여전히 멋 부리는 컬렉션이 존재합니다. 이런 교집합을 두고 각자 갈 길을 모색하고 있는 거겠죠. 예전에 전 랑방의 디자이너인 알버 엘바즈가 유니클로 콜라보레이션을 할 거 같다는 이야기를 한 적 있는데 그런 점에서 이 컬렉션이 약간 기대가 됩니다. 이전에 H&M에서 콜라보레이션을 내놓은 적이 있다는 점, 현재는 랑방의 디자이너가 아니라는 점 등등에서 현 시점의 유니클로와 콜라보레이션을 내놓는 다면 그 방향이 무엇이든 생각해 볼 만한 게 꽤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2) 지금 패션 신에서 SNS의 역할은... 사실 저 책은 패션의 시대가 가라앉고 옷의 시대가 다시 등장하는 맥락을 따라갔기 때문에 그런 점은 제외되었습니다. 연예인 - SNS - 트렌드라는 맥락 중 하나로 뭐 여유가 있다면 즐길 수 있는 거고 그게 현재 젊은 사람들 안에서 럭셔리 패션이 자리 잡고 있는 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게 세계 트렌드를 주도하고, 가장 큰 이윤을 남기는 분야이긴 하겠지만 제 책은 거기서 빠져 나온 다음의 이야기입니다.


3) 북 토크에서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게 몇 가지 있는 데 하나는 VAN - 유니클로 - 폴로 및 빈폴  - 이번에 나온 카즈오 호즈미 컬렉션입니다. 마지막 카즈오 호즈미는 참 희한하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다른 분들의 생각을 좀 듣고 싶기도 했습니다. 카즈오 호즈미는 일본 아이비 패션 초기 무대의 상징 같은 분이죠. 이게 왜 나왔을까...를 내부 측면에서는 알 수 없으니 밖에서 예상 혹은 그 의미를 부여해 본다면 빈폴의 조상 선언 같은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즉 오랜 세월 폴로의 카피 취급을 받아왔지만 사실은 브룩스 브라더스와 제이 프레스를 조상으로 VAN이 구축해 낸 아이비리그 패션의 후손들이죠. 그러므로 카피라기 보다는 동생 정도...


또 하나는 톰 포드의 궤적인데 이 텍사스 아저씨는 작금의 패션의 시대를 만드는 데도 또한 무너지게 하는 데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 사람입니다. 동시에 2)에서 나온 SNS / 인터넷 - 트렌드 - 연예인 패턴을 개척한 분이기도 합니다. 패션판 상도를 찍는다면 역시 이 분이 주인공이 되지 않을까... 뭐 이미 연예인이기도 하죠. 여튼 톰 포드 이전과 이후는 꽤 다릅니다. 3)에 나온 두 가지 이야기는 나중에 또 자세히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마트가 닫기 전에 급히 뭘 좀 사야되는 바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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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acr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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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노명

    사견입니다만 3)의 빈폴-카즈오 호즈미 컬렉션이 헤리티지를 천명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애초에 빈폴은 폴로를 '카피'했던 브랜드이고 제일모직 하의 다른 브랜드(에잇세컨즈라던가)들의 행보를 보아도 헤리티지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지요. 디테일의 차용이라면 모를까요. 그저 백화점 갤러리에서 시작된 폴로 열풍이 프레피룩의 재해석으로 돌아가 Vintage Ivy와 80년대 뽀빠이가 재주목받는 시점에서 겉핥기 수준으로 나온 콜라보레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성패션을 언급하실 때 종종 백갤을 언급하시던데 이 커뮤니티의 영향력이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Macrostar님의 하이패션에 대한 글은 즐겨 읽고 항상 많은 것을 배우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12.01 20: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안녕하세요. 재밌게 읽어주신다니 기쁘네요. 위 글은 내용이 좀 부실해서 보충을 해야지 하고 있었는데 이왕 댓글이 달렸으니 여기에 추가 합니다.

      우선 위에서 말씀드린 빈폴의 형제 선언(?)은 물론 마케팅 적인 겁니다. 의지가 있는지 없는지는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사실 마케팅 관점에서 본다고 해도 저렇게 아무도 모르는 사람 이야기가 붙는 게 소용이 있을까 싶었는데 말씀을 듣고 보니 아는 사람들이 좀 있었겠구나 싶네요.

      어쨌든 지금 시점에서 (특히 빈폴이라면) 마케팅이든 진정성이든 아이비 계승 운운 자체가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돈을 쓰느니 차라리 제이프레스나 아니면 60년대 쯤 미국에서 사라진 브랜드 이름을 하나 사들이는 게 훨씬 낫죠. 다만 대체 뭘 하려는 건지 궁금했던 거고 설마 적자 선언 같은 걸 하려는 건가 ㅋ 뭐 이런 이야기였습니다.

      백갤은 꽤 예전 경험에 기반해(이런 이야기를 하는 곳이 있었군!) 가끔 예시로 이야기하는 데 다른 나라 물건이 유행이 되었을 때 잡지든 어디든 그런 교조주의적 성향을 띄는 추세가 꽤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비 초기 일본 이야기를 보면 거기서도 꽤 심했고 심지어 셀비지가 역수입되었던 초창기 미국에서도 그랬죠. 그런 면에서 보면 남성 패션 논의의 특징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그런 정보 유입의 와중에 뭘 챙기느냐, 그걸 바탕으로 앞으로 어떤 즐거운 패션의 길을 가느냐는 각자의 선택이 되겠죠.

      이런 이야기를 토크에서 대화로 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뭐 그런 뜻으로 적었습니다. 여튼 감사합니다~

      2016.12.01 23:51 신고 [ ADDR : EDIT/ DEL ]
  2. 전노명

    아이고 제가 행간을 읽지 못했군요. 부연해주신 바에 동의합니다. 빈폴이 갈 길을 잡지 못한게 한두해 이야기가 아니니까요ㅎㅎ

    '패션의 시대가 가라앉고 옷의 시대가 다시 등장'하는 맥락에서 저는 디젤매니아에서 백갤과 고아캐드로 영향력이 넘어간 것이 떠올랐습니다. 하이패션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없고 인터넷과 몇몇 일본잡지로 잡지식의 살을 조금씩 붙여온 타입이라 항상 '패션'의 관점에서, 또 복식사를 기반으로 흐름을 짚어주시는 글에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도미노 같은 인과관계의끝에서 잡지와 커뮤니티의 영향만을 받으며 조류에 휩쓸리다 보면, 자신이 어디에 서있는지 좌표를 세울만한 축이 필요한데 한국에선 박세진 선생님의 글이 그러한 축의 역할을 유일무이하게 담당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2016.12.02 21: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